진단 | “한국교회 위기, 위기의식 없는 것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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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굼 작성일18-07-24 14:16본문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한국교회 위기 진단하고 대안 제시
한국교회가 위기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는 지
난 1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의 위기와 미래’를 주제로, 한국교회 문제를 진단하고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연동교회 이성희 목사가 ‘한국교회 위기와 미래’, 채수일 전 한신대 총장이 ‘한국교회 위기와 공공성’, 손봉호 서울대 교수가 ‘목회자의 위기의식과 공공성’을 주제로 발제했다.
우선 한국교회 위기와 관련, 이성희 목사는 현 세대의 인본주의, 금본주의, 형식주의를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든 것은 극단적 인본주의의 발로다. 하나님이 아닌 모세가 그들을 인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세가 안보이자 불안했던 것”이라며 “한국교회도 이를 닮아가고 있다. 연동교회를 ‘이성희 목사의 교회’라고 부르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 인본주의, 교권주의로 군림하던 목회자의 도덕적 타락은 한국교회의 위기를 가속화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구약과 신약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교회 공동체 일꾼의 자격은 영성과 도덕성”이라며 “영성이 삶에서 나타나는 것이 도덕성이다. 교회 지도자의 도덕성의 회복은 교회의 가치를 높여주고 위기를 극복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목사는 교회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도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상향·내향·외향의 균형이 필요하다. 하나님을 향하기 위해서는 예배당이 필요하고 내부 결집과 성장을 위해서는 교육관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둘에 비해 교회 밖 시민사회를 위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한국교회는 성장으로 얻은 풍족함으로 예배당 크기와 기도원 수만 늘렸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채수일 목사는 한국교회가 위기에 빠진 이유로 ‘교회는 대화 능력 없는 폐쇄적 집단’이라는 인식의 확대를 들었다. 그는 기독교가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오히려 배타적인 흑백논리로 대응하는 것도 공신력을 실추시키는 원인으로 봤다.
세 번째 발제로 나선 손봉호 교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해 3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한국교회 도덕적 위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윤실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를 불신한다고 답한 사람은 50.2%나 됐다. 목회자에 대한 불신은 곧장 기독교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는 목회자들의 도덕적 실패가 자초한 위기다”고 진단했다.
위기의 원인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기에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위기위식이다.
손 교수는 “역설적이게도 한국교회를 위기에 처하게 한 장본인들은 필요한 위기의식을 갖지 않는 반면, 그런 위기상황이 일어나게 하는 데 책임이 없는 선한 목자들이 오히려 진정한 위기의식을 갖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또한 소수의 선한 목자들도 ‘하나님 나라’보다는 ‘우리교회’에 집중하면서 더러운 물에 손 담그다 자신들도 더러워질까봐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그들은 한국 교회가 완전히 망한 후에 ‘그루터기’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망해가는 교회를 정화하는 ‘청소부’ 역할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이와 함께 깨인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의 외침에 대해서 대부분의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은 너무 냉담하다고 답답해했다.
완전히 깨져야 새 그루터기 나와 … 윤리 선언문 발표
그럼, 위기 상황을 극복할 대안은 없는가?
이에 대해 이성희 목사는 미래교회가 주목해야 할 패러다임으로 정보·가정·영성·평신도·소그룹·리더십·디아코니아·문화 등을 꼽았다.
이 목사는 “기독교는 영성적 기능을 하는 동시에 예언자적 기능을 한다. 교회가 쇠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영혼구원과 사회구원, 두 가지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 목사는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돼야 하지만 개혁은 과정일 뿐 목표가 아니다. 무엇을 위해 개혁이 필요한지 잊어선 안 된다”면서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거룩한 삶이다. 거룩함을 잃어버린 교회는 세상의 어느 기관과도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채수일 목사는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이 위기 극복의 길이라고 제시했다.
채 목사는 “교회 세습은 교회를 자신의 가게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교회는 학교, 국회와 함께 자기개혁이 가장 느린 집단으로 취급된다”고 꼬집으며, 교역자들의 공인 의식이 강화되고, 교회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공성 담론이 크리스천 개인의 윤리적 차원을 넘어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지구의 미래를 위한 대안을 신학적으로 모색하는 것까지 발전돼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로서 공적책임을 감당할 때 위기극복의 길이 보일 것”이라고 제시했다.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차라리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것이 오히려 회복의 반전이 된다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한국 교회가 이대로 계속 타락하고 약해져서 사회의 비판과 조롱을 받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아무 특혜도 누리지 못하고 아무 권한이나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게 될 때 비로소 한국 교회는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세속적으로 아무 이익도, 특혜, 특권도 없어지고 오히려 무시와 핍박의 대상이 되면 대부분의 삯꾼과 기복신앙 신자들은 교회를 떠나고 오직 진실하고 순수한 그리스도인들만 남을 것이고, 이들이야 말로 새로운 한국 교회의 진정한 ‘그루터기’가 돼 한국 교회를 새롭게 세울 수 있지 않을까?”기대했다.
한편 이날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는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한 ‘윤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낮은 자리에서 섬길 것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도록 정직하고 근면할 것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교회 재정운영이 목회자와 교회를 부패시킴을 인정하고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도록 공개할 것 △현대사회의 유혹에 맞서 순결운동에 앞장설 것 △담임목사직 ‘세습’ 근절에 앞장설 것 △양적 성장에 매몰되지 않고 말씀과 기도에 전념할 것 △조국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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