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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곡선이 생태도시를 만든다 > 명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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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곡선이 생태도시를 만든다 > 명사칼럼




김승수 전주시장 | 도시의 곡선이 생태도시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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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자 작성일17-09-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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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ungsoo.jpg요즘 ‘서울로 7017’이 화제입니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사람 중심의 보행도로로 탈바꿈하면서, 수목이 들어서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아름다운 야간조명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을 그만큼 우리가 갈망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지난 5월 24일 전주역 앞에서도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도시의 방향을 결정짓는 전주시의 과감한 도전, 그 첫 결과물인 ‘첫마중길’이 문을 연 것입니다. 첫마중길은 전주시 북동쪽에 자리한 전주역에서 전주의 중심부로 뻗어가는 백제대로에 850m의 보행광장을 조성한 것입니다.


왕복 8차선이던 차로를 왕복 6차선으로 줄였고, 차로 중앙에 사람들이 걸을 수 있고 머물 수 있는, 길이 850m·폭 20m의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첫마중길 양쪽에는 시민들이 기부한 느티나무 250그루를 심어 푸른 가로숲을 조성했습니다. 고사리손 아이들이 돼지저금통을 모아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가 아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기부한 나무들입니다. 이렇게 시민의 마음을 담은 첫마중길은 앞으로도 시민의 의견을 모아서,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밀 계획입니다.


1981년 전주역이 들어서고 주변으로 한국전력공사, 전북농협, 농어촌공사 등 전북의 굵직굵직한 기관과 공기업이 입주하면서 이 지역은 전주에서 최고의 황금상권을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신도시가 생겨나고 공기업과 도시 경제의 중심축이 신도시로 이동하면서, 전주역 주변은 유동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40여 년 만에 변화의 바람이 시작된 것입니다. 주변 상인들의 기대도 큽니다. 또 전주역을 찾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만나게 될 전주의 첫인상도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언제부턴가 도시는 사람보다는 자동차를 위한 공간으로 구조화되어 왔습니다. 더 빠르게 더 멀리 더 쉽게 가기 위해, 더 넓고 반듯한 직선의 길을 놓았습니다. 하지만 속도를 좇는 직선도로는 결국 도시를 단절시키고 사람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사람이 머무르지 않는 거리는 종국에는 퇴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첫마중길의 설계자인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과)는 ‘항상 어딘가를 빨리만 가려고 하는 세상에서 느리게 걷고 잠시 머물고 사람을 만나는 나무그늘 쉼터’로 첫마중길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첫마중길이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조성된 이유입니다. 곡선도로에서 자동차의 속도는 자연스럽게 감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곡선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풍경으로 인해 걷는 일이 즐거워집니다. 또 차로 한 가운데 조성된 보행광장은 도로 양편을 잇는 일종의 징검다리이자 소통의 공간이 됩니다.


자동차보다는 사람, 콘크리트보다는 생태, 지나치는 공간이 아닌 머무르는 도시가 되는 것. 저는 이것이 도시의 본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첫마중길 사업은 그저 도시를 예쁘게 꾸미기 위한 화장(化粧)이 아니라 도시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전주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 것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가 곡선의 도시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가야할 방향을 찾는데 ‘곡선’은 분명 의미 있는 하나의 지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가 말한 신의 선이란 곧 자연의 선, 생명의 선이 아닐까요? 가만히 살펴보면 자연은 모두 크고 작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도시가 잃어버린 곡선을 다시 찾는 일은 곧 생명이 행복한 도시,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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