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가나안 성도, '신앙 강요' 부담 커...열린 마음의 소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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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굼 작성일18-12-05 15:00본문
기획 / 서울신대 전도전략연구소_가나안 성도에 대한 연구와 전도전략
'자유로운 신앙생활' 추구...강압적 분위기 거부
가나안 성도 중 절반 "다시 교회 나가고 싶다"
일방적 전도보다 '경청과 대화' 통한 접근 필요
서울신학대학교 전도전략연구소(소장 하도균 교수) 제19회 정기세미나에서 ‘가나안 성도’에 대한 최근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나우앤서베이’에 의뢰해 지난 1월 31일부터 3월 20일까지 50여일 간 온라인과 개별 설문방법을 통해 총 19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나이 별로는 온라인 조사 특성답게 20-30대가 77.1%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들의 교회 출석 기간은 4년 이하가 35.2%(69명), 5-9년 21.9%(43명), 10-14년 19.9%(39명), 15-19년 5.6%(11명), 20년 이상 17.3%(34명) 등이었다. 10년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10년 미만이 57.1%, 10년 이상은 42.9%였다.
연구를 진행한 이경선 박사는 “2013년 정재영 교수의 연구 결과와 비교했을 때, 20대의 교회 출석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회를 떠나기 전 고민 기간’은 1개월 이내 17.3%(34명), 2-5개월 22.4%(33명), 6-11개월 9.2%(18명), 1년 이상 15.3%(30명)이었고, ‘고민 안 함’이 35.7%(70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 박사는 “선행 연구에서는 5개월 이내가 38.4%, 6개월 이상이 32.1%, ‘별로 고민 안 함’이 29.5%였다”며 “5개월 이하 비율은 비슷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6개월 이상 비율이 낮아지면서 고민 기간이 더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교회를 떠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2가지’를 복수 선택하도록 한 결과, 가장 많은 24.3%(93명)가 ‘개인적 사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가 22.3%(85명), ‘교인 간의 간섭과 갈등’이 13.4%(51명),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가 10.7%, ‘교회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불만’과 ‘신앙에 대한 회의’가 각각 10.2%(39명), ‘교회 내 분열과 문제’가 8.9%(34명)였다.
나이별로는 20대가 ‘개인적 사정’을 가장 많이 선택(20.4%)했고, 30대(28.3%)와 40대(22.4%)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50대 이상은 ‘교회 시스템과 프로그램 불만’과 ‘교회 내 문제와 분열’을 각각 가장 많이(20.0%) 골랐다.
이 박사는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를 개인적 이유와 교회적 이유로 나눠 살펴보면, 개인적 사정이나 자유로운 신앙생활 등 개인적 이유는 46.6%이고, 교회 시스템이나 목회자에 대한 불만 등 교회적 이유는 43.2%로 둘이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교회 이탈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피고자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의 문제점’이라고 느끼는 7가지 항목이 교회 이탈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1-3위까지 우선순위를 정해보도록 했다.
설문 결과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분위기’를 1순위로 꼽은 사람이 31.6%로 가장 많았다.
이 박사는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항목도 ‘자유로운 신앙생활’이었다"며 “다른 말로 하면 ‘신앙에 대한 강요’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구원의 확신에 대한 강요’에 매우 큰 부담을 드러내고, ‘폭력적’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1순위는 이 외에 ‘강압적?일방적 의사소통’ 13.8%, ‘교회 내 권위주의적?비민주적 분위기’ 12.8%,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서’ 11.2%, ‘교회 밖에 배타적이고 무관심한 태도’ 10.7%,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 10.2%, ‘지나친 봉사와 훈련 강요’ 9.7% 순이었다.
그는 “전도와 선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복음 전파를 통한 영혼 구원이라는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자기 교회의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 전도와 선교에 몰입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교회 밖으로 나가도록 하는 큰 요인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순위는 ‘교회 밖에 배타적이고 무관심한 태도’가 23.5%로 가장 높았고, ‘권위주의적?비민주적 분위기’ 17.3%, ‘종교적 욕구 충족하지 못함’ 14.3%, ‘지나친 봉사와 훈련 강요’ 12.2%,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 11.7%,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분위기’ 11.2%, ‘강압적?일방적 의사소통’이 9.7%였다.
이경선 박사는 “결과를 보면 교회 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앙에 대한 강요는 강압적?일방적 의사소통과 권위주의적?비민주적 분위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나안 성도들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단지 구속받기 싫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이라기보다 교회 내 강압적?일방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 재출석 의사’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8.5%가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교회에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교회를 다시 나가고 싶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다’가 28.1%,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지 않지만 불안하다’가 15.8%, ‘가능한 한 빨리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가 7.7%였다.
가나안 성도들에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28.6%로 가장 높았다. 이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 21.4%, ‘자신에게 맞는 교회를 찾지 못해서’ 18.4%, ‘신앙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서’와 ‘교회 안 나가도 종교적 삶 유지 가능’이 각각 12.2%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40.4%,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이 29.8%로 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간이 없고 바빠서’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수치가 낮아지며,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맞는 교회를 찾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 박사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와 ‘교회 안 나가도 종교적 삶 유지’를 합하면 33.6%나 된다. 필요성도 못 느끼는데, 나가지 않아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왜 교회에 다녀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어놓지 못한다면, 가나안 성도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안 성도에 대한 최근 연구와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전도전략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이경선 박사(서울신대 전도학)는 가나안 성도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이들이 오랜 기간 교회를 떠나 있으면서 신앙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스스로 신앙생활을 유지하면서 신앙적 고민을 풀어갈 수 있는 가나안 성도는 많다고 보기 힘들고, 아무런 도움 없이 스스로 신앙적 탐구의 시간을 갖다 보면 오랜 기간 가나안 성도로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가나안 성도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신앙적 탐구 여정을 마치려면 적절한 환경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을 전도할 때 교회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보다는, 그들이 영혼 구원의 축복을 누리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며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정재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50% 이상의 가나안 성도가 구원의 확신이 불분명할 뿐 아니라 70% 정도가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가나안 성도를 위한 1차 복음전도 목표는 '온전한 회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경선 박사는 가나안 성도를 향한 전도 전략을 소개했다.
이 박사는 "무엇보다 이들에 대해 열린 마음과 사랑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가나안 성도들 중에는 자신들을 향한 교회 안의 불편한 눈길을 인식하고 떠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가나안 성도가 교회 밖으로 나간 행동이 모두 정당화될 수는 없겠지만, 가나안 성도를 밖으로 밀어내는 요인들이 교회 안에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에 대해 여러 이견을 제시하고 비판적 자세를 가진 이들을 정죄하거나 교회의 입장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그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보듬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둘째로는 "일방적인 대화가 아니라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가나안 성도들 중에는 자기 주체성이 강하고 자신의 신학이 분명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의 생각과 주장이 틀렸다고 부인하기보다는 먼저 충분히 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이런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교회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교회 안에서 신앙적 고민의 해답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셋째로는 "그런 점에서 가나안 성도 예방을 위해 교회 안에 이런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고 마음껏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교회 안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교회 밖으로 나갔을 때, 그들의 신앙은 보수적인 기독교의 신앙에서 더욱 멀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교회 안에서 충분히 들어주고 마음껏 토론할 수 있는 장과 그런 모임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세우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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