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느냐?” (요한복음 21장 15~19절)
김병문 목사(호남지방회장, 해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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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5-09-09 13:34본문
사랑이라는 말이 어린이나 여인들에게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가족이 되어서 같이 사는 부부들 간에 이런 질문들이 종종 쏟아져 나옵니다.
“당신은 나 사랑해?” 대부분의 아내들이 남편에게 되묻는 질문입니다. 남편들은 이런 질문 앞에서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 보통은 못 들은 척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알아들었으면서도 무안하게 묵살해버립니다. “왜 또 그런 말 하느냐”라면서 귀찮다고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혹은 마지못해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드물게 “나도 사랑해” 하기도 합니다.
남편의 이런 반응을 예측하면서도 이런 질문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경에도 비슷한 상황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모여 아침을 먹는 자리에 찾아오셨습니다. 당시 제자들은 예수님 수난 이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고향으로 혹은 생업의 현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생업현장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베드로의 이름을 부르시며 ‘네가 이 많은 사람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고 질문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주님 그러합니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계속해서 ‘나를 사랑하느냐’고 두 번을 더 물으십니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고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 뵙기에 어색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데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는 예수님을 뵈옵는 것도, 이런 질문을 받는 것도 여간 불편했을 것입니다.
베드로가 얼마나 민망했을지 예수님께서 조금만이라도 살펴 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질문을 받았을 때 다른 제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내가 베드로 입장이라면 어떤 반응을 했을까요?
지금 제자들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아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제자들이 지금 이대로 살아간다면 예수님과 함께 가졌던 모든 꿈들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곤란하게 하시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모여 있던 곳에 일부러 찾아오셨습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모든 제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시기 위해서입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모든 제자는 예수님을 외면한 경험이 있던 자들입니다. 더 이상 예수님의 제자로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자신을 포기해 버린 자들입니다.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를 비롯해 예수님이 잡히시자 모두 뿔뿔이 흩어져 버리고만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대표로 이런 제자들 모두 치유하고 싶으셨습니다. 밤새 물고기를 잡는다고 해 보았지만 허탕치고 돌아가려는 참이었습니다. 제자들 앞에 나타난 한 사람이 ‘배 오른 편에 그물을 던져봐라!’고 해서 그대로 따르니 배에 고기가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아침 일찍 찾아오신 것은 고기 잡게 해 주시려는 것도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느냐고 계속해서 물으신 것은 베드로 속에 있는 감정을 물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한 신앙의 중심을 바로 잡으라는 사랑의 음성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 번 물으시고 베드로가 세 번 대답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예수님을 향한 첫 신앙의 열정이, 첫 사랑이 다시 세워지게 하셨습니다.
1. 상처의 자리에 찾아오신 예수님
예수님이 잡히신 이후 제자들은 예수님을 외면하고 다시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자들의 손에 의해 바닷물에 던져진 것은 그물만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했던 시간, 예수님과 함께 가진 수많은 꿈과 소망까지 그물과 함께 바닷물 속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이제는 다 끝났다! 하며 찢겨진 그물처럼 제자들의 마음도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이라도 먹고 헤어지려는 제자들입니다. 그 아침에 예수님은 이런 상처만 남아있던 제자들을 회복시키시려고 찾아오셨습니다.
2. 사랑으로 치유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으신 것은 예수님은 세 번이 삼백번, 삼천번이라도 사랑한다는 예수님의 사랑 고백이며 치유의 손길을 내미는 사랑의 손길이었습니다. ‘베드로야 나는 너를 이 많은 사람들보다 더 사랑하는데 너도 나를 그렇게 사랑하느냐!’고 먼저 사랑을 고백하셨던 것입니다.
베드로는 ‘나도 주님을 사랑합니다!’ 계속해서 세 번을 고백한 순간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의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되었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를 들으면서 자신들도 예수님께 여전히 사랑받고 있고 자신들도 예수님을 향한 사랑을 확인하며 치유되고 회복되는 은혜를 함께 누렸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다시 일으키시는 최고의 명약이 바로 이 사랑입니다
먼저는 예수님과 관계회복입니다. 예수님이 나를 그렇게 사랑하시는 것처럼 나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관계회복의 사랑이 먼저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그 사랑이 내 안에 있는 것입니다. 하나는 살아계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를 사랑하는 그 예수님의 사랑이 내 안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3. 다시 사명의 자리로 이끄시는 예수님
다시 일어선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하시고 다시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주님의 일은 누가 해야 되는지,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다시 일깨워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 사명의 시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헌신하는 것이 사명입니다. 예수의 사랑을 받았다면 누구나 사명자입니다. 예수를 사랑해야 하고, 예수님 사랑으로 살아야 하는 사명자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없으면 사명자도 아니고 사명을 감당할 수도 없습니다. 베드로는 이 사랑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사명의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주저앉게 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상처와 실패감에서 오는 좌절의식입니다. 믿는 우리들에게 이런 상처와 문제들이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연약한 자로 머물게 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잘 했는데, 열심히 했다고 하면서 늘 과거에 붙들려 아무것도 하지 많고 피하고 외면하고 다시 일어설 생각조차 하지 않는 과거에 매인 신앙은 치유 받아야 할 신앙입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왜 저렇게 밖에 못해! 나 같으면 그렇게 안해!’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만 주는 자들이 있습니다.
‘나도 못하니 너도 하지 말라’는 훼방자는 치유 받아야 할 신앙인입니다. 또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사람들, 이런 분들은 모두 치유와 회복이 필요한 자들입니다.
예수님의 사랑보다 더 강력한 치유제는 없습니다. 사랑받고 사랑하면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사랑하느냐고 묻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입니다. 남편에게 아내도 사랑을 고백 받으며 치유와 회복을 받으려는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남편의 대답이 퉁명스러울지 알면서도 계속 ‘날 사랑해!’ 하고 아내가 묻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습니다.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신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십니다.
먼저 우리가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시는 예수님 사랑을 확신하며 살아야 합니다.
롬 5:8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계 3:20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지금도 하늘 양식으로 생명의 말씀 구원의 말씀 영생의 말씀으로 먹이시고 고치시고 인도하시는 주님이신 것을 깨달으며 살아가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 때문임을 믿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사랑합니다! 또 사랑합니다! 계속 사랑합니다!’ 고백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주님의 더 큰 사랑을 체험하게 됩니다.
예수님 사랑은 영원합니다. 그 사랑은 유익이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 환경에 따라 주님에 대한 사랑의 정도가 변한다면 의심스러울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주님!’ 이 고백이 우리 인생의 해답이며 우리 문제의 해답입니다. 주님은 이미 우리를 사랑하고 계십니다. 우리도 날마다 우리 삶 속에서 ‘나도 주님 사랑합니다!’라고 이렇게 고백하면, 그러면 이겨내는 것입니다.
날마다 ‘주님 사랑합니다!’ 고백하고 실천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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